세계를 향해 경쟁하는 영문인을 꿈꾸면서 | |||||
작성자 | 강** | 작성일 | 2009-05-21 | 조회수 | 13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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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으로 2007년 9월 9일 캐나다 벤쿠버, 캘거리를 거쳐 리자이나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내게 새로 생긴 습관이 하나가 있는데, 바로 레스브릿지와 리자이나를 끊임없이 비교하는 것이다. 특히 도시경관이 그러한데 자연도시 레스브릿지의 도시풍경에 반한 나로서는 리자이나 역시 비슷한 풍경을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했다. ‘리자아나나 레스브릿지나 그게 그거’라고 했던 선배들의 경험담 때문이다. 하지만 두 도시는 너무 달랐다. 리자이나도 벤쿠버나 토론토처럼 큰 도시는 아니지만 사스카추완주의 주도이기에 매우 도시적이다. 특히 다운타운은 고층빌딩, 수많은 자동차들 그리고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붐빈다. 다운타운 근처에 빅토리아 공원이 있기는 하지만 도시 전체가 공원 같았던 레스브릿지의 모습은 아니었다. 이곳의 색은 레스브릿지의 푸른색과 달리 회색빛이 짙었다. 도시마다 다른 특색이 있는 것이 당연한데도 나는 변해버린 친구를 본듯한 마음에 씁쓸했다. 삶에서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것과의 만남을 즐긴다면 우리네의 일상은 훨씬 즐거워진다. 그리고 설령 그것이 다소 힘들더라도, 다름에서 오는 불편함을 수용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이곳에 왔는데 불평하고 불만하기에는 하루가 너무 소중하다. 다행히 어디서나 살아남을 수 있는 잡초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와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의 생활을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내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내가 늘 좋은 사람들만 만났기때문일런지도 모르겠다. 특히 나의 홈스테이 가족은 최고라 자부한다. 나는 아넷과 그녀의 딸 이스라이엘리(이지)와 함께 살았다. 이십대 후반의 초등학교 선생님인 아넷은 웃음이 많고 정이 많은 따뜻한 사람이다. 대학생 시절, 한국인 하우스 메이트와 함께 산 경험이 있어 한국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아넷과 나의 취향과 관심사는 놀라우리만큼 일치해서 뭐든 쉽게 진행되었다. 그러나 아무리 완벽한 새가족이라 할지라도 함께 생활하다보면 새로운 문제는 생기기 마련이다. 나의 경우는 이지와의 관계였다. 아넷과 내가 친해질수록 우리집 꼬맹이가 나를 질투하는 것이다. 너무 사랑스러운 아이기에 처음에는 그 모습도 그저 예뻤다. 정도가 심해지면서 맞고, 꼬집히고, 나가라는 말을 들어도 참을만 했고, 친해지려고 자잘한 노력도 많이 했다. 하지만 아넷이 없을 때만 못됐게 굴고 아넷이 있을 때는 애교를 부리니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난감했다. 사실 나도 아직 애라서 결국 똑같이 삐져버렸는데 이지(별명)가 괴롭힐 때는 조용히 방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벤프여행을 갔다온 후 이지가 달라져 있었다. 아마도 내가 그리웠나 보다. 이후로 이지는 나를 정말 잘 따르게 되었고, 지금 우리는 좋은 친구 사이다. 캐나다에 온 목적은 이 대학의 ESL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새내기 시절부터 그 효용성을 익히 들어왔던 터라 수업에 대한 기대가 상당했다. 도착 후 2주간은 울산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PREP 프로그램을 들었다. 우리반을 담당한 선생님이 굉장히 활동적이시고 유쾌하신 분이어서 수업이 무척 즐거웠다. 정규프로그램으로는 CORE와 ELCTIVE A/B를 들었다. 역시 소문대로 050의 숙제 양은 많기는 하지만 다 할 수 있는 정도다. 미리미리 한다면 문제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나의 경우 문화체험이라는 미명을 가진 여러 활동때문에 제출일 전날 밤을 새야 했다. 물론 내가 한 선택에 후회는 않지만 철저한 시간관리를 하지 못한 아쉬움은 크다. ELCTIVE로 선택한 BUSINESS WRITING, PUBLIC SPEAKING, LECTURE SERIES 는 내게 부족한 능력들을 고루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도움 주는 가치있는 수업들이었다. 지난 삼개월 간의 수업들로 점점 나아지는 나의 영어실력을 확인할 수 있어 뿌듯했다. 가을학기의 좋은 점은 이곳의 추수감사절과 할로윈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북미만의 명절이요, 축제이기 때문에 경험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추수감사절 휴일을 이용해서 나는 벤프로 여행을 가버렸고, 아넷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요리를 하지 못했다. 그래서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전통적인 칠면조 고기를 꼭 먹어보고 싶다. 할로윈은 정말 특별한 날이었다. 고양이 복장을 해서 아넷과 다정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서 클럽에 갔는데 내가 마치 외국 영화의 한 장면에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가지각색의 의상을 입고 축제를 한껏 즐기는 캐나다 젊은이들의 문화가 상당히 흥미롭고 흥겨웠다. 오늘 2007년 12월 10일 마지막 시험을 쳤고 가을학기는 끝이 났다. 끝이라는 단어가 주는 해방감과 성취감보다 슬픔이라는 감정이 앞서는 이유는 정든 이들과 이별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게 중요한 사실은 ‘어디에 있는가’가 아니라 ‘누구와 있는가’라는 것이기에 매력적인 이국보다 감정과 생각을 교류할 수 있는 인연과 헤어지는 것이 가슴 아프다. ESL과 거리에서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다양한 국적을 가진 새로운 친구를 사귀었고 참 많은 시간을 그들과 함께 했기에 안녕이라 말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을 굳게 믿기에 더 멋진 모습으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다. 그들과의 우정을 지속하게 하는 교통과 통신이 발달한 오늘을 살고있어 행복하다. 글로벌리스트, 내 꿈은 세계를 무대로 도전하는 경쟁력있는 젊은이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세계 공용어로 기능하는 영어를 정교하게 사용할 수 있는 능력과 다양한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을 가진 사람들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능력이 내게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2007년 캐나다 현장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이것들을 향상시키고자 노력했고, 그만큼 분명히 성장했으리라 믿는다. 물론 더 적극적이지 못했고, 더 성실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 이제 한국에 돌아가면 이곳에서 발견한 나의 부족한 부분들을 채우기 위해 다시 노력할 것이다. 비단 언어공부 뿐만 아니라 습관과 생활태도 등을 변화시켜 발전하는 사람이 되겠다. 꿈은 이루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