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가 공부가 되는 것을... | |||||
작성자 | 정** | 작성일 | 2009-05-21 | 조회수 | 15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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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는 것 전부가 공부가 되는 것을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여름 방학 동안 학교에서 진행했던 수업을 들으며 해외 현장 학습 준비를 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이 곳에서 생활을 한지도 3개월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길다면 길게 또 짧다면 짧게 느껴지는 3개월. 타지 생활은 처음 인지라 부모님께서도 많이 걱정 하셨고 나 스스로도 두려운 마음이 앞설 때도 많았지만, 결코 내 선택에 후회하지 않을 만큼 너무나도 값지고 또 귀한 시간들이었다. 처음 이 곳에 도착했을 땐, 모든 환경이 낯설었을 뿐 더러 한국에 있는 가족 그리고 친구들 생각이 절로 나 눈물을 흘리며 겨우 잠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내 경험들을 되돌아 봤을 때, 두려운 마음을 이겨내고 또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태도는 바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다. 장시간 비행으로 피로가 많이 누적된데다가 시차도 한국과 15시간 정도 차이나 처음 일주일 동안은 많이 피곤하고 또 힘들었지만, 그 때마다 이 모든 상황들을 즐기려고 노력했고 내 스스로에게도 잘 할 수 있다는 격려의 메시지를 아끼지 않았다. 9월 10일 Regina 공항에 도착한 후, 홈스테이 가족들을 만나 집으로 도착했을 때 이미 해는 저물어 있었다. 몸과 마음은 이미 녹초가 된 상태였지만 피곤 하더라도 홈스테이 가족들과 이야기 할 거리를 미리 준비해가서 잠깐이라도 이야기를 나누라던 선배들의 조언이 생각나,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바로 거실로 나와 한 시간 정도 가족들과 이야기 했던 기억이 난다. 솔직히 처음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조금 난감했었고, 부족한 내 영어실력이 들통 날까 봐 조심스럽게 한마디 한마디를 내뱉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영어회화를 할 때 가장 중요하고 또 많이 늘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머리보다 입으로 먼저 말하는 게 아닐 까 싶다. 즉, 머릿속으로 먼저 영작을 한 후 영어로 말 하는 것이 아니라,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감 있게 계속 영어를 쓰는 것이다. 나 역시도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나도 모르게 영어 표현을 한 두 마디씩 툭툭 내뱉는 경험을 할 수 있었고 그 때 마다 신기하면서도 한편으론 무척 뿌듯했었다. 솔직히 말해 한국에 있을 땐, 캐나다에선 영어만 쓰고 외국인 친구들과 자주 어울려야지 하고 몇 번이나 다짐했었는데, 막상 이 곳에 와보니 그 다짐들을 실천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걸 깨달았다. 그 부분이 지금 와서도 조금 후회가 되는 건 사실이지만, 주변 환경이 그렇게 하기에 쉽지 않다는 건 하나의 핑계에 불과한 것 같다. ESL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 친구들과 자주 어울려 같이 공부를 한다거나 밥을 먹게 되면 자연스럽게 영어를 쓰게 될 뿐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문화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Canadian 현지 대학생들과 어울리고 싶다면 동아리를 든다거나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이미 알던 것도 한번 더 물어보고, 숙제도 도와 달라고 제안하면 대부분이 친절하게 대답해준다. 이 모든 기회를 잡아서 보다 더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내고 또 그런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건 바로 내 자신의 용기와 도전에 달렸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 선뜻 나서서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정규 ESL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 2주 동안 울산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pre program 수업 역시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다. 수업 진행 방식이나 그 기간 동안 했던 과제들이 정규 ESL 수업에서 다뤄지는 것과 유사해서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본격적으로 ESL 수업이 시작되면서부터는 pre program 때 보다 더 많은 분량의 과제들이 주어졌다. 평소 수업 시간에 치는 퀴즈 분량도 제법 많았고, class work가 중간고사 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할 만큼, 이 곳 수업에선 평소 수업태도가 정말 중요한 듯 했다. 처음엔 무엇부터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 몰라 과제 하나를 끝내는데도 다른 친구들 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렸고 그만큼 부담감도 컸지만, 포기하지 않고 차근차근 끈기 있게 해나갈 때 마다 내 영어실력이 향상되는 것 같아 뿌듯하고 기뻤다. 평소 영어 듣기 실력이 많이 취약했던 터라, 학교 생활이나 평소 생활 속에서 좌절하고 힘들었던 경우도 종종 있었지만, 슬럼프는 모두가 한번쯤은 겪는 과정이므로 최대한 지혜롭게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누구나 다 이곳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나 기대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3개월이라는 시간이 모든 것들을 만족스럽게 충족시켜 줄만큼 긴 시간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주어진 이 3개월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6개월 혹은 1년을 지낸 만큼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하루 24시간은 우리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주어지는 것이지만, 그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남들보다 더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으니 말이다. 나 역시도 나태해질 때 마다 처음 마음가짐을 되새기려고 노력했고 나를 이 먼 곳까지 보내주신 부모님을 생각하며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았었다. 이 곳에서 생활 하면서 느낀 점은 수업 시간뿐 만이 아니라, 평소 내가 보고 듣는 환경 자체가 다 공부가 된다는 것이다. 영어 실력을 늘리는 것도 정말 중요한 일이지만, 영어를 쓰는 환경에 적응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자체가 아주 큰 수확인 것 같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국에 돌아가서도 영어의 감을 잃지 않는 것이다. 언어의 특성상 쓰지 않으면 금방 소멸되는 게 사실인데, 한국에서 영어로 대화를 한다는 게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굳이 돈을 들이지 않고도 AIP, 국제 봉사 활동 등 여러 활동에 참여해 외국인 친구들을 사귄다든지, 학교에서 같은 과 친구들과 있는 시간 동안이라도 영어로 대화를 나눈다면 여러모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난 기독교인이라서 일요일마다 현지 교회를 다녔는데 이 또한 값진 경험이었다. 예배가 모두 영어로 진행 되는 건 당연할뿐더러, 많은 교회 분들이 항상 나를 따뜻하게 대해주셨고, 친목 도모 시간 동안 2~30분 정도 담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 때 어떤 분께서 내게 해주셨던 말씀이 생각난다. 캐나다에 왔으니 영어 말하기에 보다 큰 비중을 둬서 공부 하라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grammar 나 reading의 경우 어떤 환경에서든지 쉽게 공부 할 수 있지만, speaking은 한국으로 돌아가면 이 곳만큼 많이 하기는 힘들다는 이유에서였다. 교수님께서도 늘 강조하셨듯이, 외국에 나간다고 영어 실력이 급격하게 향상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 동안 한국에서 공부하며 다져왔던 내 영어 실력을 이 곳에 와서 써먹으며 부족한 부분들을 하나하나 충족시켜 나가는 과정인 것이다. 아는 만큼 말이 나오고 또 들린다고, 후배들에게 현장 학습 오기 전에 더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하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기초가 튼튼할수록 보다 많은 것을 배우고 또 얻어갈 수 있음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이번 해외 현장 학습은 내게 있어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만큼 값지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좁은 시야를 가지고 있던 나에게 더 큰 세상을 바라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해 주었고, 미래에 대한 목표나 계획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사실, 해외 현장 학습 프로그램 특성 상 영문과 친구들이 다 같이 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 가치를 잘 알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값진 기회를 얻게 된 선택 받은 자들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혹시 후배들 중에서 해외 현장 학습을 갈지 안 갈지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난 이 프로그램을 추천해주고 싶다. 물론 3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모든 생활이 늘 순탄하지 만은 않을 것이다. 여러 문제들로 인해 힘들고 어려운 순간들도 많겠지만, 그런 상황들을 긍정적인 자세로 지혜롭게 잘 극복해 나갈 때, 영어뿐 만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한층 더 성숙해진 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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